출처:손영하 기자/한국일보
65세 이상 7명 중 1명이 암 유병자 만성화하며 재발·반복 치료 늘지만
후기 치료제 건강보험 더 오래 걸려 1, 2차 치료 실패로 기대여명 줄어
"건강보험 평가 방식 개선 필요성"

암 치료 기술 발전과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3, 4차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후기 암 치료 접근성은 여전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기 치료제일수록 비용 대비 효과 입증이 까다로워 건강보험을 적용받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10일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암 유병자 273만2,906명 가운데 진단 후 5년을 초과해 생존한 환자는 169만7,799명으로 62.1%를 차지했다.
암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암을 진단받은 이후 5년을 넘겨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나이와 성별이 같은 일반인과 비교한 5년 생존 확률도 73.7%로 2001~2005년(54.2%)에 비해 19.5%포인트 상승했다.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7명 중 1명이 암 유병자일 정도다. 암이 사실상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으면서 재발과 반복 치료를 이어가는 환자도 늘 수밖에 없다.
문제는 후기 암 치료 신약은 허가를 받더라도 건강보험 적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발골수종 신약 '텍베일리'는 3차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불응성1 성인 환자에게 쓰는 약으로, 2023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나왔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에서 두 차례 연속 급여 불가 판정을 받았다. 세 번째 도전 끝에 지난해 10월 암질심은 통과했지만, 다시 급여 적정성 평가 단계에 들어갔다. 허가 후 급여까지 3년 가까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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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종범 기자
소세포폐암 2차 이상 재발·불응성 환자를 위한 신약 '임델트라'는 지난해 5월 허가를 받았지만, 올해 1월 암질심에서 급여 불가 판정이 나왔다. 생존기간 측면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인 치료제가 있는데도 국내 환자들은 건강보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전이성 대장암 3차 치료제 '프루자클라'는 지난해 3월 허가를 받고 올해 3월 암질심을 통과했지만, 경제성 평가와 약가 협상 등 후속 절차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현재 후기 전이성 대장암에 사용되는 기존 치료제 2종은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급여 평가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암 환자 전체의 생존율은 높아졌지만 1, 2차 치료에 실패한 후기 환자는 기대여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이런 환자에게 쓰는 후기 치료제는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더라도 비용 대비 효과성을 입증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약을 쓰더라도 의미 있는 생존 연장 효과가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종혁 중앙대 약대 교수는 "불확실성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약을 우선 건강보험에 등재해 쓸 수 있게 하고 이후 데이터를 쌓아 재평가하는 선등재 후평가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